10월의 마지막날, 연세대학교 건축역사도시유산연구실 금요세미나 그리고 대학원 수업 ‘도시 역사와 건축 그리고 유산화’ 특강으로 송주형 작가님을 모시고 “예술적 상상력으로 직조된 도시의 레이어” 라는 주제의 강연을 들었습니다. 미쓰비시줄사택, 문래동 영단주택, 그리고 경인랜드를 대상으로 한 도시에 켜켜이 쌓여 있는 레이어들을 드러내고 또 새로운 의미를 부여하는 작업을 보면서, 또 그 작업을 통해 작가님이 이야기하고자 하는 ‘터줏신’의 이야기를 들으며 어쩌면 우리가 ‘건축’에 집중하느라 잊고 있었던 장소의 이야기에 주목해볼 수 있었습니다.
미쓰비시줄사택의 기억에 대한 단편영화인 ‘지붕 위 새하얀 피크 세 개, 자포니카 꽃을 닮았네’를 보며 무언가 마음을 스치며 이야기하는 듯한 경험도 할 수 있었습니다. 특강 후 거의 1시간에 가까운 시간 동안 이루어진 많은 질문과 대답을 통해 의미있는 생각의 나눔을 가질 수도 있었습니다.
역사와 사실을 넘어 예술적 상상력으로 채워졌던 소중한 시간을 선물해주신 송주형 작가님께 감사드립니다. 영화 속 대사처럼 집을 사랑하는 일은 외로운 일이지만, 이야기가 계속되는 한 집은 더 살 수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