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월 21일 금요일에는 2025 건축역사이론 특강 마지막 시간으로 전진성 교수님의 “04. 베를린 기억의 터: 홀로코스트 Mahnmal에서 식민주의 Gedenkort까지” 강연이 있었습니다.
단원고 기억의 교실 이야기로부터 시작된 ‘기억의 터’ (장소가 아닌 터라는 표현을 씀은 즉물적 의미가 아니라 명멸하는 공간 이미지들의 은유라고 하셨지요) 이야기를 통해 우리는 과연 무엇을 어떻게 기억하고자 하느냐를 베를린의 다양한 장소를 통해 알 수 있었습니다.
독일의 경고비 Mahhmal은 모든 게 무너지고 허무한 느낌을 주며.. 우리에게 기억을 환기시키는 역할을 한다는 이야기는 시내버스 100번 정류장에 남은 “기억에 구원의 비밀이 있다”는 문구, 베를린 시내의 반사벽, 17번 역에 남은 흔적, 맹인공장 앞 걸림돌 등 박물관이 따로 있는 게 아니라 도처에 남은 기억을 환기시키는 장치들을 통해 구체화되었고,
피해자가 아닌 가해자를 강조함으로써 오히려 자신을 피해자와 동일시하지 않고 자신이 가해자임을 인정하고 기억하고자 하는 ‘테러의 지형도’, 기념비에 모든 것을 맡겨두는 것이 아닌 오히려 기념비적이지 않은 것을 강조하는 비기념비/반기념비에 대한 이야기를 들으면서 그동안 ‘기억한다는 것’에 대해 우리가 가지고 있던 선입견이 있진 않았나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어쩌면 기념비에, 기념관에 모든 아픈 감정을, 반성하는 기억들을 외주 주었던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마지막으로 훔볼트 포럼 이야기를 들으며 유대인에 대해서는 사과했지만, 식민지에 대해서는 사과하지 않는 독일의 이중적 태도에 대한 비판을 들으며 왜 이 특강의 제목이 홀로코스트 Mahnmal에서 식민주의 Gedenkort까지인지를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너무나도 철학적이고 깊은 이야기를, 너무나도 이해하기 쉽게 설명해주시면서도, 끝없이 생각하게 해 주신 전진성 교수님께 다시 한 번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그리고 이 자리에 서프라이즈로 오셔서 좋은 질문으로 함께 해 주셨던 2025 두 번째 특강의 강연자셨던 안창모교수님께도 정말 감사드립니다. 무엇보다 경청하는 태도와 좋은 질문으로 함께 해 준 우리 학생들과 청중들, 모두모두 감사합니다. 2026년에도 좋은 특강으로 찾아오도록 하겠습니다! (조금 이르지만 2025년 모두 수고하셨어요! )